
우리의 삶은 때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곤 합니다. 저에게 지난 15년은 반복되는 수술과 통증, 그리고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치열한 여정이었습니다. 2010년 첫 수술부터 2025년 뇌수막종 수술까지, 제가 겪은 고통의 기록과 그 끝에서 마주한 평온함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2010년: 첫 번째 근종 수술과 예기치 못한 시련
저의 투병기는 2010년 7개가 넘는 근종을 떼어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다행히 암은 아니었지만, 복강경 수술 후 찾아온 통증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고통을 줄여보려 맞았던 무통 주사는 심한 발열과 구토라는 부작용을 몰고 왔고, 결국 저는 어떠한 진통 수단도 없이 생생한 통증을 오롯이 몸으로 받아내야 했습니다.
그때의 저는 참으로 '호들갑스러운' 환자였을지도 모릅니다. 작은 통증에도 온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하혈이 멈추지 않아 자궁적출을 결정해야 했을 때는 '여성으로서의 상징'을 잃는다는 생각에 수술 당일까지도 마음을 잡지 못했습니다. 의학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교수님의 권유 끝에 결정을 내렸지만, 수술 후 출혈로 인한 극심한 두통과 남의 피를 수혈받아야 했던 경험은 당시 저에게 큰 고통으로 남았습니다.
2012년: 피할 수 없었던 자궁적출술과 통증의 기억
바쁜 일상에 치여 2년 정도 정기 검진을 거르다 다시 찾은 병원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근종이 너무 커져 자궁적출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었습니다. 수술 당일까지도 망설였지만, 멈추지 않는 하혈 앞에서 결국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피가 부족해서 오는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체감했습니다. 수혈에 대한 거부감이 컸지만 두 팩의 피를 수혈받고 나서야 짓누르던 두통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내 몸의 한계와 마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적출 수술 특유의 통증은 견디기 힘들 만큼 매서웠고, 그 시간은 저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습니다.
2018년: 9시간의 대수술과 방사통의 고통
시간이 흘러 2018년, 다시 찾아온 복통은 저를 더 큰 시련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지방 병원에서는 "정맥 침윤이 너무 심해 과다출혈로 사망할 수 있다"며 수술을 주저했기에, 서둘러 서울 상급 병원을 찾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일주일 만에 스케줄이 잡혀 9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20cm가량 개복한 부위의 상처보다 저를 더 괴롭힌 것은 오른쪽 다리로 뻗어 나가는 방사통이었습니다. 주관적 통증 수치로 8단계에 이르는, 마치 다리를 잘라내고 싶을 정도의 생경한 고통이었습니다. 일주일 만에 퇴원하여 KTX를 타고 2차 병원으로 이동하던 그 길은 진통제 없이는 단 한순간도 버틸 수 없던 인고의 시간이었습니다.
암 병동에서 배운 삶의 겸손과 회복의 의지
수술 두 달 뒤, 혹이 다시 재발했다는 소식은 저를 깊은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결국 1년 가까운 투병 끝에 난소와 난관 전절제 수술을 권유받았습니다. 마취에서 깨어날 때마다 반복되는 고통에 "이대로 눈을 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암 병동에서 항암 부작용으로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나는 암이 아니지 않은가, 이 고통은 지나가면 회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은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운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2025년: 뇌수막종 수술, 공포를 넘어선 평온함
그리고 2025년 6월, 제 인생의 마지막 수술이라 믿는 뇌수막종 수술을 맞이했습니다. '뇌를 여는 수술'이라는 단어가 주는 압도적인 공포와 방사선 치료에 대한 부담감은 저를 다시 한번 시험에 들게 했습니다. 하지만 수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깨끗하게 제거되었다는 교수님의 말씀과 함께, 신기하게도 통증이 이전 수술들에 비해 너무나 견딜 만했습니다. 안 아프다고 말하는 저를 보며 남편이 오히려 당황해할 정도였으니까요. 지난 15년간 겪어온 지독한 고통들이 저를 단단하게 단련시킨 덕분일까요, 아니면 매일 아침 올리브유와 따뜻한 소금물, 애사비로 몸을 돌보며 쌓아온 루틴의 힘일까요.
맺음말: 소중한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지금 저는 건강하게 회복하여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15년 전의 저였다면 작은 통증에도 흔들리고 원망했겠지만, 이제는 압니다. 이 고통 또한 지나갈 것이며, 내가 스스로를 어떻게 돌보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을요.
저의 이 긴 수술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성장해 가는 삶"이라는 제 블로그의 이름처럼, 저는 오늘도 저를 돌보는 루틴을 실천하며 감사한 하루를 채워갑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한 이 소중한 하루를 저는 결코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 본 포스팅은 필자의 개인적인 수술 경험과 주관적인 체감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록입니다. 의학적인 소견이나 전문적인 진단, 치료 방법을 대체할 수 없으므로, 정확한 상태 파악과 치료를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이 필요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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