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종 수술 당일 후기입니다. 새벽 준비 과정부터 중환자실에서 전해 들은 전절제 성공 소식까지, 환자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기록했습니다.
뇌수술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하는 날이 밝았습니다. 전날 뇌혈관 조영술로 이미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이제 물러설 곳 없는 수술의 시간입니다. 오늘은 뇌수막종 수술 당일 아침의 준비 과정과 중환자실에서 들은 ‘전절제’ 소식을 기록합니다.
1. 수술 직전의 준비: 소독 샴푸와 다시 마주한 소변줄
수술 당일 아침은 새벽 5시경, 병동의 차가운 정막을 깨는 의료진의 방문과 함께 분주하게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행하는 중요한 과정은 감염 방지를 위한 '전용 소독 샴푸' 세정입니다. 뇌수술은 수술 부위의 미세한 세균 감염이 뇌수막염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두피 위생을 매우 엄격하게 관리합니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요오드액처럼 생긴 붉은 소독제 2병을 전달받았습니다. 특유의 강한 냄새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잠시 후 간호사 선생님께서 오시더니 "이 샴푸로 쓰시는 게 훨씬 수월하고 나을 거예요"라며 샴푸 형태의 소독제를 다시 가져다주셨습니다.
일반 소독약보다 거품이 잘 나고 사용이 수월해 긴박한 상황에서도 비교적 편하게 세정할 수 있었습니다.
💡 환우분들을 위한 실전 팁: 뇌수술 후 머리 감기를 가장 걱정하시는데, 저의 경우 중환자실에서 일반실로 이동한 바로 다음 날 샴푸를 했습니다. 수술 시 묻은 피떡과 소독약을 씻어내니 신체적인 개운함은 물론 심리적인 회복 속도도 빨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다만, 이는 환자의 수술 부위 상태와 담당 의사의 지침에 따라 천차만별이므로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 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이어서 진행된 소변줄(도뇨관) 삽입은 다시 겪어도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이물감과 불쾌함이었습니다. 뇌수술은 보통 4시간에서 길게는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대수술입니다. 전신마취 상태에서는 배뇨 조절이 불가능하고, 수술 중 체액 균형과 소변량을 확인하는 것은 환자의 생명 유지에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고통스럽지만 안전한 수술을 위한 필수 과정임을 되새기며 묵묵히 견뎌냈습니다.
2. 수술실로 향하는 휠체어와 정적

모든 준비를 마치고, 저는 이동용 침대가 아닌 남편이 밀어주는 휠체어에 앉아 수술실로 향했습니다. 휠체어에 앉아 마주하는 병원의 풍경은 유난히 차갑고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수술실이 가까워질수록 들려오는 날카로운 기계 소리와 의료진의 바쁜 발걸음에 심장 박동은 점점 빨라졌습니다.
수술 대기실 입구에서 가족과의 짧은 만남이 허락되었습니다. 남편이 제 어깨를 꽉 쥐며 건넨 "수술 잘 받고 와, 기다리고 있을게"라는 짧은 인사를 뒤로하고 무거운 수술대기실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수술실 내부 대기 공간에서 보낸 약 30분의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긴 정적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내 마취과 선생님의 안내와 함께 깊은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들었습니다.
3. 4시간 뒤 중환자실, 기적 같은 '전절제' 성공 소식
"환자분, 정신이 드세요? 수술 무사히 끝났습니다."
어렴풋한 목소리에 눈을 떴을 때는 이미 각종 모니터 줄이 연결된 중환자실이었습니다.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코끝을 찌르는 진한 소독약 냄새와 규칙적인 기계음이 들려왔습니다. 머리는 바위에 눌린 듯 무거웠지만, 제가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잠시 후, 수술을 집도하신 교수님께서 회진을 위해 다가오셨습니다. 수술 전 면담 당시 "종양의 위치가 주요 뇌혈관과 인접해 있어, 완전 제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들었기에 무거운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이 전해주신 소식은 그야말로 기적이었습니다.
"수술이 아주 완벽하게 잘 됐습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종양이 깨끗하게 전절제 되었습니다. 이제 추가적인 방사선 치료는 따로 안 받으셔도 됩니다 "
그 한마디에 지난 몇 달간 저를 괴롭혔던 모든 불안이 눈 녹듯 씻겨 내려갔습니다. 뇌수막종 환자에게 '전절제'와 '방사선 치료 면제' 소식은 최고의 선물과 같습니다. 추가 치료와 그에 따른 부작용까지 각오하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최고의 결과를 얻은 것입니다. 감사함에 뜨거운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4. 마치며: 수술이라는 큰 산을 마주한 분들에게
뇌수술은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곁을 지키는 가족들에게도 큰 인내와 용기를 요구하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끝까지 의료진의 숙련된 기술을 신뢰하고, 무엇보다 본인의 회복 의지를 놓지 않는다면 기적 같은 순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수술실 문이 닫히는 그 순간이 두려운 고립이 아니라, 건강한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시작점임을 잊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용기가 되길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중환자실에서의 구체적인 회복 과정과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상세히 나누어 보겠습니다.
※ 본 글은 뇌수막종 환자로서 병원에서 직접 안내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기록입니다.
의료적 판단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담 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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