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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수술 후 건강기록

뇌수막종 수술 대기 통보 후, 6월 초순 수술을 선택한 이유

by 레인보우 빛남 2026. 1. 28.

뇌종양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의 절박함과 희망이 담긴 병원의 긴 복도 풍경 사진
끝이 보이지 않던 대기 시간, 저 복도 끝에는 반드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의 빛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 3월 진단 이후, 5월까지의 기다림

지난 글에서 뇌수막종 진단을 받고 수서행  SRT에 몸을 실었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3월, 처음 이상 증상을 느끼고 CT를 촬영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한국 의료계는 이른바 ‘의료 대란’ 상황이었고,

상급 종합병원 예약은 쉽지 않았습니다.

 

집 근처 병원 원장님은 “빨리 큰 병원에 가보라”며 소견서를 써주셨지만,

서울 대형 병원 진료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매일같이 예약센터에 전화를 걸고, 취소 자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두 달.
3월에서 5월까지의 시간은 환자에게는 억겁처럼 길게 느껴졌습니다.

머릿속 종양은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매일 아침 저를 덮치는 오심과 두통은 분명한 신호였습니다.
“제발 빨리 어떻게든 해달라”는 몸의 비명처럼 느껴졌습니다.

 

2. “연말까지 기다려야 합니다”라는 통보

드디어 5월, 어렵게 예약한 상급 종합병원 진료실에 들어섰습니다.
그 교수님은 해당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분이셨습니다.

 

MRI 결과를 살피시던 교수님은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대기가 너무 많아서, 저에게 수술을 받으시려면 연말까지 기다리셔야 합니다.”

연말이라니요.

5월의 하루도 버티기 힘들었던 저에게, 6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습니다.


양성 종양이니 급하지 않다는 설명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미 한 달 만에 5kg이 빠졌고, 밥 한 술 넘기기 힘들었던 제게는
‘지금 당장’ 수술받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3. 교님의 추천, 그리고 결단

제 표정을 읽으셨는지 교수님은 다른 선택지를 제안하셨습니다.

“같이 일하는 교수님이 계신데, 수술 실력이 매우 훌륭합니다. 그분께 받으시면 더 빠르게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명의를 기다리며 수개월을 버티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달랐습니다.

서운함보다는 안도감이 먼저 밀려왔습니다.
저에게 필요한 것은 ‘이름값’이 아니라, 제 머릿속 종양을 하루라도 빨리 제거해 줄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추천을 받아들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어느 교수님이든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4. 6월 수술 확정, 다시 잡힌 일정

그날로 MRI 재촬영 일정을 잡고, 추천받은 교수님과의 진료 예약도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6월 중순, 수술이 가능하다는 확답을 받았습니다.

 

3월에 시작된 고통이 6월이면 끝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운이 났습니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인연이었습니다.


만약 명성만을 좇아 연말까지 기다렸다면, 제 몸과 마음은 더 지쳐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양성 종양이라 하더라도, 환자가 느끼는 고통은 결코 ‘양성’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환자에게 최고의 명의는 내 고통을 가장 정확하게, 그리고 가장 빠르게 해결해 줄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을요.

 

5. 뇌수막종 수술을 앞둔 분들께 드리는 조언

많은 분들이 ‘최고의 명의’를 찾느라 시간을 보냅니다. 물론 실력 있는 의료진을 찾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상급 병원의 교수님들은 기본적으로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고 계십니다.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환자의 컨디션이 최우선입니다

수술 대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체력과 멘털은 약해집니다.
최상의 상태에서 수술받는 것이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 교수님의 추천을 신뢰해 보세요

같은 팀 내 교수 추천은 실력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일정과 현실을 함께 고려하는 선택도 충분히 현명한 결정입니다.

▪ ‘양성’이라는 말에 안주하지 마세요

증상이 있다면 이미 몸은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본인의 고통을 가장 우선에 두고 결단하시길 바랍니다.

 

6. 기록 주는 힘, 그리고 오늘의 짧은 일기

진료실을 나와 MRI 날짜가 적힌 종이를 손에 쥐고 수서역으로 향하던 날,

제 발걸음은 5월의 햇살처럼 가벼웠습니다.

 

나중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님이 조용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제가 수술받은 교수님이 실력과 책임감으로 정평이 난 분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순간,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오늘도 저는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갑작스러운 옆구리 통증으로 오전 내내

기다렸지만 원장님을 뵙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몸은 조금 힘들었지만, 이렇게 글을 마무리하고 나니 마음은 오히려 개운합니다.
병원에서는 허탕을 쳤을지라도, 기록은 저를 다시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다음 글에서는 수술 전 정밀 검사 과정과, 6월 수술실로 들어가던 그 떨리는 순간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이 글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본 글은 뇌수막종 수술을 경험한 환자의 개인적인 기록입니다.
의학적 판단과 치료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